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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태어난지 D+94

멜로마니 2024. 7. 5. 21:45

벌써 백일이 되어간다. 무슨 정신으로 지금까지 하루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바로 몇시간 전 일도 기억이 안나고 늘 마음이 분주하다. 아이를 알아가고 있는게 맞는건지 이게 맞는건지 뭐가 잘못되진 않은건지 늘 전전긍긍이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조리원 퇴소 뒤 50일까지였다. 그땐 잠을 거의 못자 산후조리 관리사 선생님만 애타게 기다렸다. 너무 힘들어서 구글에 육아중 돌연사한 사람은 없는지 검색해보기까지 했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상태에서 퇴소해서 2주정도는 밤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아기를 보는게 무서워 밤이 두려웠었다. 모유수유를 위해 2시간마다 재우고 먹이고를 반복해 늘 좀비 상태였다. 지금도 3시간마다 밤중수유를 하지만 어느정도 몸이 상황을 받아들인 것 같다. 하루 8시간 이상 푹 자야만 생활을 할 수 있던 내가 이렇게도 살수있다는게 신기하다.

18개월 아기를 키우는 언니가 들려준 이야기가 와닿아 눈물이 났다. 언니도 처음 겪는 육아로 너무 힘들었는데 그것때문에 아기가 커가는 순간들을 제대로 못보고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것 같아 아쉽다는 이야기였다. 나도 그런것 같다. 하루하루 조마조마하게 보내느라 예쁜 아기의 모습을 눈에 제대로 담지도 못하는 것 같다. 하루하루 커가고 성장해가는 아기를 보면 이 순간들이 다신 없을 소중한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주면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로 간다. 그곳에서 마르꾸스와 새로운 육아일기를 쓰게될 생각에 조금은 설렌다. 조리원 이후 처음으로 아빠를 본 베리의 반응은 어떨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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