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읽자/테마별 책읽기

[책/결산] 2013년 날 잡아준 책들

멜로마니 2013. 12. 31. 21:24


 


 


'책'

처음 책을 읽기 위해선 내가 책을 잡아야 합니다 그렇게 책을 잡고 읽다보면 어느 순간 날 잡아주는 책을 만나지요.

책이 나를 잡아주는 그 순간, 삶은 용기와 힘을 얻게 되구요.

그래서 2013년, 날 잡아준 책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처음 책을 잡았을 땐 몰랐지만 덮은후 생각해보니 이 책들은 저에게 지금까지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책이 절 잡아준 거겠죠?















올해는 방 한켠에 읽은 책들을 쭈욱 쌓아 올려봤습니다. 다행히 한번도 쓰러진 적은 없네요 ㅎㅎ 이제 내일부터 2014년이니 이 책들은 다시 서재로 자리를 찾아 이동하겠죠?















한켠엔 아직 읽고 있는 책들이 쌓여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절 잡아준 책들을 소개합니다!

















짜잔 ~!! 맨 아래부터 위로 오래된 순서입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게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이었어요 ㅎㅎ


















살아야 하는 이유 │ 강상중 │ 송태욱 옮김 │ 사계절


지난 1월, 삶의 의욕이 바닥을 쳤을때 만난 책입니다. 강상중씨의 '고민하는 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도 추천드리고 싶네요. 전 이 책을 통해 그저 묵묵히 살아내는 것 만으로도 잘하고 있는 것이라는 작은 위안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 리뷰 - http://blog.daum.net/jooricomhaha/18
















조화로운 삶 │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 류시화 옮김 │ 보리 출판사


지난 봄 절 흔들어놨던 책입니다. 이렇게 사는 삶도 있구나.. 그리고 이렇게 살아낼 수 있구나.. 라는걸 느꼈습니다. 평소에 꿈꿔왔던 자연속에서의 삶이 현실에서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어려움과 불편함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이 두 사람처럼 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절제와 만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사는 지구에 최소한의 피해를 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사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 │ 지주형 │ 책세상


경제학을 복수전공으로 하고있지만 불신이 강했습니다. 사회의 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학문이라기보단 자본과 차별만을 뻥튀기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만난 이 책은 '신자유주의'라는 물결이 얼마나 강하게 한국을 덮쳤는지를 잘 보여준 스승이었습니다. 지주형 교수님이 설명해주시는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한국의 적용 과정을 보며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분명해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나선 사회와 정책을 바라보는 나름의 판단력이 생겼습니다. 왜 우린 경쟁과 승자독식의 구조를 끊임없이 재생산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 책이 시원하게 말해줍니다. 90년대 후반 이후 시대의 큰 흐름을 주도해온 것이 결국 '신자유주의'였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 리뷰 - http://blog.daum.net/jooricomhaha/191
















고령화 가족 │ 천명관 │ 문학동네


올해 저에겐 가장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평소 영화를 좋아해서인지 소설 속에서 나오는 영화 이야기도 주요 코믹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가족'에 대한 조금은 특별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눈치보고 겉치레 떨기 바빴던 가족의 모습을 떠나 인간 개개인으로써 응원해주는 조금은 특별한 가족이 전 참 부럽습니다. 천명관님 소설이 기다려집니다 ^^


'고령화 가족' 리뷰 - http://blog.daum.net/jooricomhaha/360
















인문 고전 강의 │ 강유원 │ 라티오


올해 처음으로 철학자 강유원님을 알게됐습니다. 4,5월은 이분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네요. 처음 읽은 책이 '서양문명의 기반'이었습니다. 그 책이 너무 재미있어 하나씩 찾아 읽었어요. 친구가 준 이 책의 힘으로 9월부터 또 새로운 책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 속 인문학 서적들이 저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그중에서도 단테의 '신곡'은 가장 강렬했습니다. 내년부턴 강유원 선생님의 달별 강의안에 맞춰 한 달에 한권씩 책을 읽을거라 다짐했습니다. 


- '인문 고전 강의' 주요 목차 보기 : http://blog.daum.net/jooricomhaha/322

- 강유원쌤 달별 강의 사례 : http://blog.daum.net/jooricomhaha/539
















신곡 │ 단테 알리기에리 │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연옥에서 멈춰버렸지만.. 지옥편 만큼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옥편에 나오는 구절들은 지금도 체크해두며 계속해서 보고있습니다. 여기엔 많이 알려져있는 제 3곡의 도입부를 남기고 싶네요.


<나를 거쳐 고통의 도시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영원한 고통으로 들어가고,

나를 거쳐 길 잃은 무리 속에 들어가노라.

정의는 높으신 내 창조주를 움직여,

성스러운 힘과 최고의 지혜,

최초의 사랑이 나를 만드셨노라.

내 앞에 창조된 것은 영원한 것들뿐,

나는 영원히 지속되니, 여기 들어오는

너희들은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신곡은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단테 신곡 강의'와 함께 읽으면 더욱 풍성하게 다가옵니다.

( 강유원 쌤의 추천이기도 해요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 마르셀 프루스트 │ 김희영 옮김 │ 민음사


지금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권을 읽고 있지만 저에겐 2편 '스완네 집쪽으로'가 가장 강렬했습니다. 이부분엔 '뱅퇴유 소나타'와 얽힌 스완의 사랑이 나오죠. 프루스트가 보여주는 사랑의 과정이 저의 경험과 닮아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공감가고 놀라웠던 작품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클래식을 듣고 '크로이처 소나타'에 빠져버리기도 했죠. 아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하지 못했지만.. 전 이미 내인생의 책이 되버린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책을 읽을땐 오마이스쿨 강신주 박사님의 수업을 추천드립니다 ^^


- 크로이처 소나타 1악장 듣기 : http://blog.daum.net/jooricomhaha/455

- 오마이스쿨 강신주 박사 강의 정보 : http://blog.daum.net/jooricomhaha/466














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 이종일 옮김 │ 민음사


최근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제임스 조이스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문학이 어떻게 19세기 문학과 다른지도 느꼈구요. '마비'라는 테마로 단편을 선보이는 더블린 사람들은 막힌 사회에서 마비된 사람들의 모습을 은근히 교모하게 드러냅니다. 처음 읽을땐 그걸 찾아내는게 힘들었지만 읽은뒤엔 그만큼 강렬함이 남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은 '에블린'입니다. 에블린을 읽으며 너무나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저 역시 마비된 인간이란걸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2013년엔 총 8권의 책이 절 잡아줬네요 ^^

그만큼의 세계를 더 만난것이라 생각하니 기쁩니다.

새해엔 또 어떤 책들을 잡게 될지, 또 무엇이 절 잡아줄지 설레임을 품어봅니다.


- 끝 -